*모델 리에프×일일 스타일리스트 야쿠



 "애인이 챙겨주셔서 좋으시겠어요."
 "네, 이게 다 애인 잘 둔 덕이죠."
 "오늘도 다른 여자모델과 촬영하면 여자친구가 섭섭해 하겠는데요? 괜찮으시겠어요?"
 "아아, 부끄러운데여. 제 애인은 별로 상관 안 쓸거에여. 저는 단 한 번도 그 사람한테서 눈을 뗀적이 없거든요. 지금도."

 그러고선 지긋이 벽뒤에 몸을 숨긴 제 모습을 바라보는 리에프를 찡그리는 눈으로 그만하라고 제지하고선, 그대로 의상실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붉어진 볼을 붙잡고,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리에프는 야쿠를 보며 미소짓고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곧 있으면 화보 촬영이 있을 예정이었다. 아직까지도 세간에 알려진 열애설은, 일반인과 연애하는 모델 리에프였으나 사실은 달랐다. 자신의 여자친구는 남자였고, 그렇다고 야쿠가 제 스타일리스트인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항상 제 촬영장을 쫓아다니며 날 바라보는 야쿠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한 번쯤 꼬집어 주고싶을 정도였다. 원래라면 누나가 왔어야 할 촬영장이었으나 오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누님대신 야쿠상이 온 것이다. 야쿠는 오늘 일일 스타일리스트로 제 의상을 체크해 줘야할텐데. 의상실로 들어가자 주저 앉아선 벌겋게 달아오른 야쿠상이 있었다.
 야쿠에게로 다가가자 얼굴을 가리고선 가까이 오지말라는 야쿠의 말을 무시하고선, 그에게로 다가섰다. 야쿠 상을 일으켜 세우자 그는 달아오른 얼굴을 그 작은 손으로 가리고선, 제 품으로 파고드는 그가 귀여워서 한 번 안아주었더니 더 볼을 붉힌다. 암튼 귀여워, 정말.

 "야쿠상. 고개 들어봐요."
 "응."
 "여기 봐. 완전 빨게졌네. 그렇게 부끄러워요?"
 "일단 옷 골라줄게 가만히 있어봐."

 야쿠는 볼을 계속 매만지며 제 옷을 고르고 있었다. 옷을 꺼내고 건네주는 손길이 부드러웠다. 나는 그에게서 옷을 받아들고선, 옆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클래식 정장컨셉으로 웨딩컨셉 화보였는데, 굳이 보자고 하면 조금의 관능미를 더한 웨딩컨셉 화보랄까. 여기서 중요한 건, 웨딩 '컨셉' 화보였다. 절대 그 상대 모델과 하는 웨딩 화보가 아니었다. 나도 사진 감독님만 아니었다면 야쿠상이랑 진짜 웨딩사진이라도 찍었겠지. 둘이서. 하지만 이건 일이었고,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다른 건, 생각치도 못했다.

 "나 촬영하고 올 동안, 가만히 있어여."
 "걱정마. 내가 너냐."
 "열심히 하고 올게여."

 야쿠 상을 뒤로 하고, 상대 모델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서 촬영시간이 거의 2시간 정도가 흘러있었다. 조금 쉬어도 괜찮다는 사진감독님의 말에 의상실로 돌아가니 야쿠상이 곤히 자고 있었다. 내 애인은 어찌 저리 귀여운지, 보고만 있어도 입꼬리가 올라갈 지경이었다. 곤히 자고 있는 야쿠의 머리결을 쓰다듬자 눈을 비비며 야쿠가 일어났다. 아, 깨우려던건 아니었는데. 미안함에 야쿠상의 얼굴을 매만져 주니 좋다면서 계속 비비적 거리며 제 품으로 파고드는 야쿠상을 제 무릎에 앉혔다. 아직까지 잠이 덜깬 야쿠상이 꾸벅거린다. 나는 졸린 야쿠상의 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선 좀 더 쉬라고 이른 뒤 옷을 갈아입고 다시 촬영장으로 나갔다. 이미 야쿠가 의상을 골라놓은 뒤였기에 쉽게 입을 수 있었다. 아마 그가 없었다면 오늘도 또 매치가 안 맞는 옷을 입고나가 감독에게 안 좋은 시선을 받을 뻔했다. 하지만 오늘은 야쿠상이 있었기에 그런 일은 면했다.

 그 후 여러번의 촬영 뒤, 의상실로 들어서자 두 눈을 껌벅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야쿠상이 보였다. 나는 그를 두 팔로 안고선, 달콤하게 속삭였다. 야쿠상도 싫지는 않았는지 고개를 흔들면서도 계속 품으로 파고들었다. 비로소 그가 팔을 벌려 제 품에 완전히 파고 들었을 때, 나는 그를 안아 올려 의상실 밖으로 나갔다. 촬영장 안에서는 이미 촬영이 다 끝났으므로 양해를 구하고 스튜디오를 잠시 쓰겠다고 이른 뒤, 야쿠상에게도 옷을 입혀주었다. 둘다 정장을 입고 있으니 진짜 웨딩화보 같기도 하고, 프로포즈하고 싶은 느낌도 들었다.

 나는 야쿠를 안아들며 말했다. 야쿠상, 좋아해요. 이런거 밖에 못해주는 나라도, 사랑해 주실래요? 감독님은 가볍게 몇 번 셔터를 누르시더니 싱긋 웃어보였다. 야쿠는 촬영 중이란 것도 인식하지 못한채로 리에프의 품에 파고들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둘은 가볍게 버드키스를 나누었다. 둘의 달콤한 장면을 놓지지 않겠다는 감독의 열혈한 의지로 서로는 정답게 사랑을 나누었다. 둘의 밀어는 사진감독에게 들리지 않았지만, 나중에 사진을 보고 나서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던 야쿠였다. 야쿠는 리에프를 안으며 말했다. 부끄럽지만, 그래도. 난 너 많이 좋아해.

 "사랑해, 리에프."
 "저도, 저도 그래여."

 둘의 밀어는 끊임없이 이어지다가 서로의 입에 결국 먹혔으나 다시 흩어진 밀어가 서로의 귓가를 자극하기 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둘은 계속해서 사랑을 속삭였다. 마치 정말 신혼인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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